GMP AI 활용, 실사 답변에 쓸 때 지켜야 할 5가지 기준 (2026)

업무가 많다 보면 일탈(Deviation) 대응서나 실사 답변서를 작성할 때 AI의 도움을 받고 싶은 순간이 옵니다. 그런데 규제기관에 제출하는 문서를 AI로 써도 괜찮을까요? 최근 영국 의약품규제청(MHRA)이 이 질문에 대한 규제 기대치를 공개했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GMP AI 활용 자체를 금지하지는 않되 “무엇으로 썼는지”가 아니라 “제출물이 정확하고 검증 가능한가”를 본다는 것입니다. 본 포스팅에서는 MHRA가 제시한 기준, 실제로 문제가 된 사례, 그리고 QC/QA 실무와 취업 준비에 이 흐름을 어떻게 적용할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MHRA는 왜 ‘AI 사용 여부’를 문제 삼지 않았나

2026년 6월 말, MHRA 실사팀(Inspectorate)은 블로그를 통해 GxP 실사 답변에 AI를 쓰는 문제에 관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핵심 메시지는 명확합니다. AI를 썼는지 여부가 아니라, 제출물이 사실에 부합하고 책임 있게 작성됐는지가 규제의 관심사라는 것입니다.

MHRA는 작성 방식과 무관하게 모든 제출물이 다음 다섯 가지를 충족해야 한다고 정리했습니다.

  1. 사실이 정확하고 검증 가능할 것 (factually accurate and verifiable)
  2. 경험 있는 적격자가 기술적으로 검토했을 것
  3. 권한과 책임을 가진 사람이 승인(sign-off)했을 것
  4. 사실 주장에는 근거(evidence)가 뒷받침될 것
  5. 해당 규제 맥락에 적절할 것

이 다섯 가지는 사실 새로운 요구가 아닙니다. AI가 없던 시절에도 규제기관에 내는 문서라면 당연히 지켜야 했던 원칙이죠. 다만 AI가 그럴듯한 문장을 대량으로 만들어 내면서, 이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사례가 눈에 띄게 늘었다는 것이 배경입니다.

▶ 그렇다면 AI로 초안을 잡는 것 자체는 문제없나요? 네, MHRA도 혁신을 억누를 생각은 없다고 분명히 했습니다. 문제는 초안을 그대로 신뢰해 제출하는 것, 즉 사람의 검토와 책임이 빠진 결과물입니다.

규제기관이 실제로 마주친 잘못된 AI 답변

MHRA가 이례적으로 구체적인 사례를 공개한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실사팀이 실제로 접한 부적절한 AI 작성 답변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었습니다.

  • 존재하지 않는 MHRA 가이드를 인용한 답변
  • 상황에 맞지 않는 규제 프레임워크를 근거로 든 답변
  • 심각한 결함을 다루기보다 오히려 흐리려는 듯 보이는 답변
  • 지적사항은 정작 해소하지 못하면서 90쪽을 넘긴 장문의 답변
  • 환자 안전과 직결된 사안에 존재하지 않는 참고문헌 등 중대한 부정확성이 포함된 답변

수치로 드러난 부담도 있습니다. MHRA는 어느 사례에서 답변 검토에 드는 시간이 약 4시간에서 20시간 넘게 늘었다고 밝혔습니다. AI가 만든 장황하고 부정확한 답변을 검사관이 하나하나 사실 확인하느라 다섯 배의 시간이 들었다는 뜻입니다.

여기서 반드시 기억할 점은, 재작성 방식과 무관하게 허위 진술은 그 자체로 규제 위반이라는 것입니다. “AI가 잘못 썼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습니다. 제출물의 사실 검증 책임은 어디까지나 업체와 서명한 개인에게 있습니다. 이는 데이터 완전성(Data Integrity)의 기본 정신, 즉 기록은 귀속성과 정확성을 가져야 한다는 원칙과 정확히 맞닿아 있습니다.

AI 사용을 ‘자진 고지’하면 왜 유리한가

MHRA는 흥미로운 제안을 하나 덧붙였습니다. AI 사용을 감추기보다 제출 시작 시점에 자진 고지하라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1) 제출물 앞부분에 짧은 안내문을 넣고, (2) 어느 섹션에 AI의 도움을 받았는지 밝히며, (3) 사람이 검증·승인했음을 확인하는 방식입니다.

이렇게 투명하게 밝히면 MHRA는 이를 “성숙하고 투명한 품질 문화”의 신호로 긍정적으로 평가하겠다고 했습니다. 반대로 반복적으로 부정확하거나 허위 인용이 나오는 패턴이 확인되면, 실사 우선순위가 상향되거나 실사조치그룹(Inspection Action Group, IAG)에 회부될 수 있습니다.

▶ 자진 고지가 오히려 약점을 드러내는 것 아닐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규제 관점에서 신뢰는 “완벽함”이 아니라 “정직함과 통제 가능성”에서 나옵니다. 도구를 썼다는 사실보다, 그 도구의 산출물을 사람이 통제하고 있다는 증거가 더 중요합니다.

GMP AI 활용, QC/QA 실무와 취업에는 어떻게 적용될까

이 흐름은 남의 나라 이야기가 아닙니다. 국내 제약사 QC/QA 부서에서도 일탈 조사, 시정조치·예방 조치(CAPA) 보고서, 밸리데이션(Validation) 프로토콜 초안에 AI를 쓰는 사례가 늘고 있기 때문입니다. 실무자라면 지금부터 다음을 준비하시기 바랍니다.

첫째, AI 산출물에 대한 인적 검토(human review) 절차를 SOP로 정립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AI가 인용한 규제 조항과 참고문헌은 원문 대조 후에만 인용한다”, “기술 검토자와 승인자의 서명 없이는 제출하지 않는다” 같은 항목을 문서화하는 식입니다.

둘째, 구체적인 예를 들어 보겠습니다. 어떤 QC 담당자가 안정성시험 기준일탈(OOS) 조사 보고서를 AI로 초안 작성했다고 가정해 보죠. AI가 “함량 규격 90~110% 기준을 벗어난 92.3% 결과는 재시험으로 무효화 가능하다”고 써 줬다면, 이 문장은 반드시 검증되어야 합니다. 실제 사내 기준일탈 처리 절차와 대조하고, 재시험 정당성 근거를 확인하지 않은 채 제출하면 그 자체가 규제 위반이 될 수 있습니다. AI의 문장은 초안일 뿐, 근거와 책임은 사람이 채워야 합니다.

셋째, 취업을 준비하시는 분이라면 이 주제가 훌륭한 면접 소재가 됩니다. “AI를 실무에 어떻게 활용하겠느냐”는 질문에, 단순히 “문서 작성을 빠르게 한다”가 아니라 “AI 산출물의 사실성을 사람이 검증하는 절차를 함께 설계하겠다”고 답한다면 데이터 완전성에 대한 이해를 보여 줄 수 있습니다. AI를 쓰는 능력만큼, AI를 통제하는 관점이 평가받는 시대이기 때문입니다.

핵심 요약과 다음 단계

정리하면, MHRA의 메시지는 “AI를 쓰지 말라”가 아니라 “AI를 쓰되 그 결과에 대한 사실 검증과 책임은 사람이 진다”는 것입니다. 다섯 가지 기준(정확성·기술 검토·승인·근거·맥락 적합성)은 GMP AI 활용의 기본 체크리스트로 삼을 만합니다. 규제기관에 내는 문서든 사내 보고서든, AI 초안은 검증의 시작점이지 제출의 완성본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랍니다.

AI 산출물의 신뢰성을 관리하는 일은 결국 데이터 완전성과 문서관리의 연장선에 있습니다. 좀 더 구체적인 개념은 데이터 거버넌스와 품질시스템 차원의 데이터 완전성 관리 포스팅과 GMP 문서관리 생애주기와 GDocP 원칙 글을 함께 참고하시면 도움이 됩니다. 취업 준비 관점에서 AI 활용법이 궁금하다면 AI 자소서 작성법 글도 이어서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규제 원문을 직접 확인하고 싶은 분은 MHRA Inspectorate 블로그 원문에서 전체 기준을 살펴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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