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C 실험실 옆 보관실에 배치마다 차곡차곡 쌓여 있는 검체들, 혹시 그중 참고품과 보관용검체의 차이를 명확하게 설명할 수 있으신가요? 두 검체 관리의 국제 기준인 EU GMP Annex 19가 20년 만에 개정되어 2026년 9월 24일부터 발효되었고, 같은 날 PIC/S GMP 가이드도 개정 Annex 19를 반영한 PE 009-18로 함께 발효되었습니다. Annex 19 개정은 병행수입 제품의 검체 관리와 디지털 검체 허용이라는 새로운 내용을 담고 있어 QC/QA 실무자라면 꼭 확인해야 하는 이슈입니다. 본 포스팅에서는 참고품과 보관용검체의 개념, 이번 개정의 핵심 내용, 그리고 실무와 취업 준비에 연결되는 포인트를 알아보겠습니다.
참고품과 보관용검체, 어떻게 다른가요?
먼저 개념부터 정리하겠습니다. 참고품 (Reference Sample)은 해당 배치의 사용기한 내에 분석 시험이 필요해질 경우를 대비해 보관하는 검체입니다. 그래서 보관량 기준도 시험 중심입니다. 허가 문서에 따른 전체 규격 시험을 최소 2회 수행할 수 있는 양을 보관해야 합니다.
반면 보관용검체 (Retention Sample)는 완전히 포장된 완제품 형태로 보관하는 검체입니다. 목적은 식별입니다. 시장에서 문제가 제기됐을 때 외관, 포장, 표시기재, 첨부문서, 제조번호, 사용기한을 실물로 확인하는 데 사용합니다.
보관 기간은 다음과 같이 구분됩니다.
- 완제의약품: 사용기한 경과 후 최소 1년까지 참고품·보관용검체 보관
- 출발물질: 출하 후 최소 2년 (용매, 가스, 물은 제외이며, 규격상 안정성이 짧으면 단축 가능)
- 포장자재: 완제품의 유효기한 (Expiry Date) 동안 보관
▶ 혹시, 참고품과 보관용검체를 하나로 합쳐서 보관해도 되나요?
많은 제품에서 두 검체는 동일한 포장 형태이기 때문에 상호 교환적으로 취급할 수 있습니다. 다만 목적이 다르다는 점은 분명히 구분해야 합니다. 참고품은 시험용이므로 최종 1차 포장 또는 그에 준하는 재질로, 보관용검체는 식별용이므로 완전한 포장 단위로 남겨야 하며, 하나의 배치에 여러 포장 작업이 이뤄졌다면 원칙적으로 각 포장 작업마다 보관용검체를 채취해야 합니다.
2026년 Annex 19 개정, 어떤 일정으로 진행됐나요?
이번 개정은 EU와 PIC/S가 발맞춰 진행한 것이 특징입니다. EU 집행위원회는 2026년 6월 23일 개정 Annex 19를 EudraLex Volume 4에 게재했고, 3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9월 24일부터 적용을 시작했습니다. 2006년판을 대체하는 개정입니다.
PIC/S는 2026년 9월 22일 위원회 서면절차로 개정 Annex 19를 채택했고, 이를 반영한 GMP 가이드 개정판 PE 009-18을 9월 24일 발효시켰습니다. EU 측 발효일과 정확히 일치하는데요, 이는 우연이 아니라 PIC/S와 EMA 간 협력협정 (Co-operation Agreement)이 양측 GMP 가이드의 조화를 요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동등한 GMP 기준을 유지해야 실사 (Inspection) 결과와 제조 정보의 상호 활용이 원활해지기 때문입니다.
PIC/S는 EEA 외 참여당국과 가입 신청국에도 개정 Annex 19를 자국 GMP 가이드로 전환하도록 요청했습니다. 우리 식약처도 PIC/S 참여당국이므로, 국내 규정과 가이드라인에 이번 개정 내용이 반영되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개정의 중심, Section 9 — 병행수입 제품의 검체 관리
이번 개정에서 가장 크게 달라진 부분은 병행수입 (Parallel Import)·병행유통 제품의 참고품·보관용검체 요건을 다루는 Section 9입니다. 핵심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병행수입·병행유통 제품에는 참고품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시험 책임은 원 제조소 쪽에 있기 때문입니다.
- 대신 재포장 작업별로 보관용검체를 채취해야 하며, 사용기한 경과 후 최소 1년간 보관해야 합니다.
- 재포장에 사용한 포장자재 (라벨, 상자, 첨부문서)도 재포장 완제품의 유효기한 동안 보관해야 합니다.
- Section 9는 현지 법령이 병행수입 등을 규정하는 경우에만 적용됩니다.
▶ 그런데 사진이나 디지털 파일로 보관용검체를 대신할 수 있다는 게 사실인가요?
사실입니다. 다만 전면 허용이 아니라 조건부 예외입니다. 물리적 검체 보관이 합리적으로 불가능한 경우에 한해, 타당한 사유를 갖추고 규제당국과 사전에 합의해야 합니다. 또한 디지털 기록은 실물 검체와 동등한 수준의 육안 검사와 조사가 가능해야 하고, 제조번호·사용기한을 포함해 해당 배치의 포장 기록과 추적성이 확보되어야 하며, 안전장치 (Safety Feature) 적용 여부와 점자 정보까지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전자 기록인 만큼 보관 기간 내내 기록의 완전성을 지키기 위해 Annex 11 원칙을 준수해야 한다는 조건도 붙습니다. 컴퓨터화 시스템 요건이 검체 관리 영역까지 연결되는 셈인데, 관련 내용은 이전에 다룬 EU GMP Annex 11 개정과 Annex 22 신설 포스팅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QC/QA 실무와 취업 준비에 어떻게 연결되나요?
실무 관점에서 가장 먼저 챙길 것은 보관 기간 계산과 재고 관리입니다. 예를 들어 2026년 9월에 제조한 정제의 사용기한이 2028년 9월이라면, 참고품과 보관용검체는 최소 2029년 9월까지 보관해야 합니다. 보관 조건은 허가 사항의 저장 조건을 따라야 하므로, 보관소 온도 모니터링과 검체 대장 관리가 함께 따라와야 합니다.
두 번째는 서면 계약입니다. 개정 Annex 19는 품목허가권자와 EEA 배치 출하승인 제조소가 서로 다른 법인인 경우, 검체의 채취·보관 책임을 서면 계약으로 정하도록 강조합니다. 어느 제조소에서 검체를 채취하고, 어디에 보관하며, 누가 추적성을 유지하고, 조사 상황에서 출하 승인 책임자가 어떻게 검체에 접근할 수 있는지를 계약서에 담아야 합니다. 위탁 구조가 복잡한 CDMO 환경일수록 품질계약서 검토 단계에서 이 항목을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취업 준비생이라면 이번 개정을 면접 대비 소재로 활용해 보시기 바랍니다. 참고품과 보관용검체의 차이는 QA 면접의 단골 개념 질문인데, 여기에 “2026년 9월 발효된 Annex 19 개정으로 병행수입 제품의 검체 요건과 디지털 검체의 조건부 허용이 명확해졌다”는 최신 동향까지 덧붙이면 준비된 지원자라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정리하겠습니다. 참고품은 시험용, 보관용검체는 식별용이며, 완제의약품 기준으로 사용기한 후 1년까지 보관해야 합니다. 이번 EU·PIC/S 동시 개정은 병행수입 제품의 검체 요건을 정리하고 디지털 검체를 조건부로 허용한 것이 핵심입니다. 원문은 PIC/S 공식 발표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올해 가을 PIC/S는 적격성평가·밸리데이션 권고안도 함께 개정했는데, 자세한 내용은 PIC/S 밸리데이션 권고안 PI 006-4 개정 포스팅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