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P 실사만 준비하면 끝일까요? 의약품 품질 업무를 준비하시는 분이라면 ‘안전성 감시 실사’라는 또 하나의 실사 체계를 알아두실 필요가 있습니다. EMA(유럽의약품청)가 2026년 10월 공개한 안전성 감시 실사단 워킹그룹(Pharmacovigilance Inspectors Working Group, PhV IWG) 2025년 연례 보고서를 보면, 유럽 중앙허가 제품을 대상으로 한 안전성 감시 실사에서 총 88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는데요. 어떤 영역에서 가장 많이 지적됐는지, 그리고 GMP 실사와 어떤 공통점이 있는지가 매우 흥미롭습니다. 본 포스팅에서는 이 보고서의 핵심 수치, 최다 지적 영역, 그리고 QC/QA 취업 준비생과 주니어 실무자가 챙겨야 할 시사점을 알아보겠습니다.
안전성 감시 실사란 무엇인가요?
안전성 감시 (Pharmacovigilance, PV)는 의약품 허가 이후 시판 단계에서 이상사례를 수집·평가하고 위해를 최소화하는 활동 전반을 말합니다. 유럽에서는 GVP(Good Pharmacovigilance Practices)라는 기준에 따라 품목허가권자(MAH)가 안전성 감시 시스템을 운영해야 하고, 규제기관은 그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실사 (Inspection)로 확인합니다.
▶ 그럼 GMP 실사와는 무엇이 다른가요? GMP 실사가 제조소의 제조·품질관리 시스템을 보는 것이라면, 안전성 감시 실사는 허가권자의 이상사례 관리 체계, 즉 ‘시판 후 안전관리 시스템’을 봅니다. 보는 대상은 다르지만, 시스템과 기록이 기준대로 운영되는지를 확인한다는 접근 방식은 같습니다.
PhV IWG는 EU 각국 실사관들의 협의체로, 매년 실사 결과를 집계한 연례 보고서를 공개합니다. 이번 보고서(문서번호 EMA/INS/PhV/59453/2026)는 2026년 10월 1일 채택됐으며, 2025년 1월부터 12월까지의 실사 결과를 담고 있습니다.
2025년 실사 결과 핵심 수치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동안 인체의약품 분야에서 총 59건의 안전성 감시 실사가 수행됐습니다. 이 중 CHMP(인체의약품위원회) 요청 실사가 7건, 각국의 국가 실사 프로그램이 52건입니다. 수의의약품 분야는 총 6건이었습니다.
CHMP 요청 실사에서 나온 지적사항은 총 88건으로, 등급별 분포는 다음과 같습니다.
- Critical(중대): 0건
- Major(중요): 35건 (39.8%)
- Minor(경미): 53건 (60.2%)
Critical이 0건이라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Major가 약 40%를 차지한다는 것은 시스템 운영상 의미 있는 결함이 여전히 적지 않다는 뜻입니다. 참고로 수의의약품(CVMP 요청) 실사에서는 총 23건(Major 10건, Minor 13건)이 지적됐고, 최다 영역은 품질시스템(QMS)이었습니다.
최다 지적 영역 — 이상사례 관리·보고
인체의약품 실사에서 가장 많이 지적된 영역은 이상사례(ADR) 관리·보고로, 총 22건(Major 7건, Minor 15건)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이런 항목들이 포함됩니다.
- 개별안전성보고(ICSR)의 수집·제출·추적 관리 미흡
- 중대성·인과성·예상성 평가 절차의 결함
- 의학적 검토와 MedDRA 코딩 관련 문제
- 보고 업무에 대한 품질관리(QC) 프로세스 미흡
이상사례 관리 다음으로는 품질시스템(QMS), 컴퓨터화 시스템(Computerised System) 순으로 지적이 많았습니다.
▶ 혹시, 이상사례 보고가 왜 이렇게 자주 지적될까요? 이상사례 업무는 ‘기한’과 ‘누락 없음’이 생명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중대한 이상사례는 인지 시점부터 15일 이내에 규제기관에 보고해야 하는데, 접수 경로가 콜센터·영업사원·문헌·SNS 등으로 다양하다 보니 하나라도 늦게 전달되면 바로 기한 초과가 됩니다. 실제 실무에서는 ‘최초 인지일(Day 0)을 언제로 볼 것인가’를 두고 절차서와 기록이 어긋나는 경우가 지적의 단골 소재가 됩니다. 이 때문에 보고 건별로 접수일·평가일·제출일이 추적 가능하게 남아 있어야 하고, 그 기록을 주기적으로 점검하는 QC 프로세스까지 요구되는 것입니다.
GMP 실사와 닮은 점 — 결국 QMS와 기록
이 보고서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GMP 실사가 아닌 안전성 감시 실사에서도 QMS와 컴퓨터화 시스템, 기록 관리가 반복 지적된다는 점입니다. 앞서 다룬 PMDA GMP 실사 연차보고서 분석에서도 품질시스템 관련 지적이 상위권이었는데요. 규제 영역이 달라도 실사관이 확인하는 본질은 같습니다. “절차가 문서로 정의되어 있는가, 그 절차대로 수행한 기록이 남아 있는가, 벗어난 경우 일탈 (Deviation)로 관리했는가”입니다.
운영 측면의 변화도 있습니다. EMA는 2022년 9월부터 중앙허가 제품의 안전성 감시 실사 조정을 IRIS 플랫폼으로 관리하고 있고, 2024년 착수한 위험기반(risk-based) 정기 실사 프로그램 재설계를 2025년에 완료했습니다. 공중보건 위해, 제품 특성, 사용 규모 등을 기준으로 실사 우선순위를 정하는 방식으로, 품질리스크관리(Quality Risk Management)의 사고방식이 실사 운영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는 셈입니다.
QC/QA 취업 준비생과 실무자가 챙길 포인트
첫째, 품질 직무의 시야를 GMP 너머로 넓혀 두시기 바랍니다. 제약회사의 품질 조직은 제조 품질(GMP)뿐 아니라 시판 후 안전관리(GVP)와도 연결되어 있고, PV 부서의 QMS 운영·자체 점검은 품질 보증 (QA) 경력과 맞닿아 있습니다. 면접에서 “품질 시스템은 제조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라는 관점을 보여주시면 이해의 깊이가 다르게 전달됩니다.
둘째, 어떤 실사든 지적의 뿌리는 비슷합니다. 절차서(SOP)와 실제 수행의 불일치, 기록의 추적성 부족, 시스템에 대한 적격성·관리 미흡. 이번 보고서의 88건도 결국 이 범주 안에 있습니다. 위해성 관리계획까지 포함한 시판 후 안전관리의 큰 그림은 위해성 관리계획(RMP) 개정 해설을 참고하시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원문을 직접 훑어보시는 것을 제안 드립니다. 보고서 원문은 EMA PhV IWG 2025 연례 보고서(PDF)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분량이 길지 않으니 지적 분류 체계만 봐도 실사관의 관점을 익히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규제기관이 매년 무엇을 반복해서 지적하는지 아는 것, 그것이 실사 대비의 출발점이라는 점을 기억하시기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